젠하이저의 MX980(5), 뱅앤올룹슨의 A8, 크리에이티브의 Aurvana Air. '오픈형 이어폰'하면 주로 나오는 3대장 이어폰들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 젠하이저와 뱅앤올룹슨은 더 이상 오픈형 이어폰을 만들고 있지 않으며, 커널형 이어폰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는 오픈형 이어폰인 Aurvana Air를 지속 생산하고 있으며, 오픈형 이어폰이 잘 맞는 사람들에게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필자 또한 B&O A8을 잘 쓰다가 고음이 부담스러워 팔았으며, B&O A8을 들이기 전부터 Aurvana Air 이어폰에 관심을 갖고 꼭 가지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얼마 전, 한 이어폰 유통 업체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운 좋게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의 오픈형 이어폰, Aurvana Air(이하 오르바나 에어) 리뷰를 시작합니다.
오픈형 이어폰 3대장, Aurvana Air
개봉기 및 청음기
패키지의 경우, 이어폰이 고급스럽게 장식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보입니다(하지만 현실은 행거에 걸려 있죠). 상당히 고급스러운 패키지로, 10만 원대의 이어폰임을 뽐내고 있는 걸까요?
아래로는 오르바나 에어를 끼고 있는 멋진 남성분의 사진과 함께 오르바나 에어의 특장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패키지 상단에는 '오르바나 에어' 영문 표기가 멋드러지게 반짝입니다.
이어폰을 들여다보면, 플라스틱 거치대에 안전하게 이어폰이 위치해 있으며, 우측에는 예쁜 이어폰임을 증명하듯,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것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2009년이면 벌써 11년 전이네요.)
박스 후면엔 오르바나 에어의 특장점을 매우 길게 소개하고 있으며, 하단에는 생산년월, 시리얼넘버, 모델명 및 각종 바코드가 위치해 있습니다. 국내 정식 유통사인 제이웍스(www.jaywork.co.kr/)에서 시리얼 조회로 국내 정식 통관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단에는 이런저런 인증사항이 적혀 있고, 크리에이티브의 주소 등이 적혀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글로 적혀있진 않습니다.
이제 내용물을 오픈할 시간입니다.
어찌 보면 정말 전시되어있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겉 포장 케이스를 벗기니 뭔가 고급진 느낌은 덜하지만, 여전히 오르바나 에어는 예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분명히 플라스틱 거치대에서 이어폰을 빼다가 부러트린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상단에는 어떻게 빼면 되는지에 대한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어, 헷갈리지 않고 빼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이어폰 거치대를 보시면 사진과 같이 툭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당 부분을 들어올리면,
저렇게 오픈됩니다. 그러나 저렇게 오픈된다고 해서 이어폰이 빠져나오진 않습니다.
이젠 플라스틱 거치대를 제거할 차례입니다. 해당 부분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꾹 눌러주시면,
좀 뻑뻑하지만 빠집니다. 이렇게 빼내야 이어폰 케이블까지 빠져나옵니다.
이어폰 본품을 (드디어) 빼냈습니다. 대강 살펴보니 케이블이 생각보다 두껍지만 단선의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내구성 및 단선 관련 이슈를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폰 유닛은 상당히 독특하며, 귀에 걸치는 행거가 포인트입니다. B&O사의 A8 이어폰보다는 얇지만, 얇기 때문에 투박해보이지 않고 세련되어 보입니다. 출시된 지 되게 오래된 이어폰이지만, 아직도 엊그제 출시된 것만 같은 비주얼입니다.
플러그는 3.5mm 단자를 사용하며, 금도금이 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를 지원하지 않아 4극이 아닌 3극 단자로 채택되었으며, 일부 스마트폰(G3 등)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플러그의 외관은 상당히 작으며, 케이블 쪽은 애플과 비슷한 마감이지만 애플보다는 단단한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약해 보이는 측면은 어쩔 수 없네요.
왼쪽과 오른쪽에는 Creative사의 로고가 인쇄되어 있고, 좌우 구별이 편리하도록 좌우 로고가 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교체형 케이블은 아니며, 단선에 취약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케이블보다는 행거가 부러진다는 말이 더 많은데, 이를 증명하듯 행거가 상당히 얇고, 행거를 지탱하는 원통형 구조물 가운데 플라스틱으로 처리된 부분이 있어 충격에 취약한 듯 보입니다.
이어폰을 개봉하자마자 단선을 걱정해야 한다니, 참 기분이 오묘하네요.
이어폰은 뒤로 하고, 박스의 구성품을 다 꺼내 보았습니다. 오르바나 에어의 기본 케이스(퀄리티가 상당히 높습니다), 설명서, 보증서 등이 위치하고, 이어폰솜을 2쌍 챙겨줍니다.
개인적으로 이어폰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원치 않고, 이어솜을 끼는 편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어솜을 끼고 청음하였습니다. 청음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디바이스 : Galaxy S20+ / Meizu Hi-Fi DAC Pro
- 재생 음원 : MP3 320K / FLAC 16bit / FLAC 24bit
- 재생 장르 : K-Pop 및 가요, Pop, Electric 등 다양한 장르
※ 청음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참고사항으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저음은 오픈형 이어폰 특성상 약하게 들리지만, 이전에 청음했던 B&O A8보다는 강합니다. 치고 올라오는 느낌은 약하지만, 어느 정도 쳐주는 느낌은 있어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오픈형 특성상 어느 정도의 공간감 또한 느껴집니다.
중음 및 보컬은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균형감 있는 소리입니다. 남성 보컬과 여성 보컬을 가리지 않고 묻히는 느낌이 없으며, 배경과 잘 조화됩니다. 살짝 착색된 느낌이 있긴 하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고음은 쭉 뻗어올라갑니다. 맑지만 청량함과는 거리가 살짝 있는 편이고, 치찰음이 잘 절제되었습니다. 튜닝이 매우 잘 된 편으로 B&O의 청량하면서도 살짝 찌르는 소리보다 듣기가 편합니다.
다만 이어솜을 끼면 다소 답답한 느낌과 어딘가 막이 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마무리하며
오픈형 이어폰은 커널형 이어폰 시장에 자리를 내주며 3대 명기 중 오르바나 에어만 살아남았고, 유코텍이나 에어팟 등 일부 회사에서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에서는 오르바나 에어를 10년 이상 생산해오며 아직 건재함을 알렸고, 유코텍은 ES-P1 등을 출시하였으나 가격대가 상당히 높고, 최근 RE-1으로 커널형 시장에 도전하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애플의 에어팟 또한 에어팟 프로부터는 커널형으로 돌아섰습니다. 또한 무선 이어폰이라 고음질 음원 재생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이처럼 오픈형 이어폰은 상당히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회사(센퍼 등)에서 오픈형 이어폰을 출시하고는 있지만, 디자인은 어디선가 베끼고, 튜닝은 되어 있으나 해당 회사만의 소리를 찾기가 힘듭니다.
오르바나 에어는 출시한 지 10년 이상 지난 오픈형 끝판왕 이어폰이며, 가격대비 음질이 상당히 우수한 편입니다. 또한 이 가격대에 이런 디자인과 이런 음질을 갖고 있는 이어폰은 오르바나 에어가 유일하며, 앞으로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이 가격대의 유일한 이어폰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본 리뷰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
ⓒ키큰기린 x 테크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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